Hermes 2022 S/S Collection

김혜민(프리랜서)

에르메스 2022 S/S 컬렉션.

에르메스 2022 S/S 컬렉션은 파리 외곽에 있는 르 부르제(Le Bourget) 공항에서 열렸다. 지난 2014년부터 에르메스의 아티스틱 디렉터를 맡고 있는 나데쥬 바니 시뷸스키(Nadege Vahhee-Cybulski)는 ‘도피와 새로운 시작’이라는 아이디어로부터 컬렉션을 구상했고 런웨이를 공항으로 옮겨놓았다. 최고만을 만들어온 에르메스의 위대한 유산과 나데쥬 바니 시뷸스키의 창작욕구가 버터처럼 부드럽게 펼쳐졌다. 에르메스 장인의 손끝에서 능수능란하게 가공된 다양한 가죽 아이템 – 뷔스티에, 스커트, 오버롤즈 – 은 현란하게 눈길을 끌지는 않아도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것임을 대번에 느낄 수 있었다. 가죽에 놓은 스티치와 스터드 장식, 레이스처럼 가죽 조각을 엮어 새롭게 가공한 소재 등에서 가죽을 부드러운 소재처럼 편안하게 다루는 에르메스의 노하우가 엿보였다. 캐주얼한 집업 팬츠, 편안한 드로스트링 팬츠, 작업복을 연상케하는 점프슈트 등 실용적인 아이템은 가죽 뿐 아니라 코튼, 코듀로이, 니트 등의 소재와 어울려 우아한 분위기를 냈다. 한편, 젠지 세대가 즐겨 입는 트렌디한 크롭탑과 배기팬츠 또한 에르메스의 이름 아래 가장 고급스러운 버전으로 창조됐다. 이 모든 것은 은은한 레드, 옐로, 브라운 등 저녁 노을을 연상케하는 컬러와 블랙, 아이보리 컬러로 잘 배합되었다. 모델들이 모두 모인 피날레 무대의 뒷 배경이 활짝 열렸고, 비행기 한 대가 활주로 위로 착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. 1년 반만에 라이브로 열린 에르메스 컬렉션은 이처럼 무리하지 않고 우아하게 순항했고 부드럽게 착륙하는 모습이었다. 

패션 칼럼니스트
명수진
영상
Courtesy of Hermes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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